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신 것이 우리에게는 참으로 놀랍게 다가오지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요셉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구약성경은 아주 엄격한 법을 제시하고 있다(신 22:23-24).
처녀인 여자가 남자와 약혼한 후에 어떤 남자가 그를 성읍 중에서 만나 동침하면 너희는 그들을 둘 다 성읍 문으로 끌어내고 그들을 돌로 쳐죽일 것이니 그 처녀는 성안에 있으면서도 소리 지르지 아니하였음이요 그 남자는 그 이웃의 아내를 욕보였음이라 너는 이같이 하여 너희 가운데에서 악을 제할지니라
그러나 그는 자기 아내가 공개적으로 처벌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다만 가만히 파혼하려 했다. ‘두 명의 증인’과 ‘이혼 증서’로 조용히 마무리 지으려 했다(신 24:1). 그렇다면 왜 요셉은 그렇게 행동했을까? 본문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해준다(마 1:19).
그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
여기에 사용된 ‘의로운’이라는 헬라어 ‘디카이오스’(δίκαιος)는 ‘올바른’, ‘공의로운’, ‘흠 없는’, ‘거룩한’ 등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이 단어는 ‘의인’을 말할 때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성경은 의인은 하나도 없다고 전해주기 때문에(롬 3:10) 요셉이 의로운 사람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요셉은 의인인가? 아닌가? 성경에서는 어떤 사람들을 의로운 사람들로 보고 있을까? 구약성경의 대표적 두 사람인 ‘노아’와 ‘아브라함’을 통해서 보면 ‘여호와께 은혜를 입은 자’(창 6:8-9)와 ‘여호와를 믿은 자’(창 15:6)를 의인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게 된다. 신약성경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고 하심을 입은 자를 가리킨다(롬 3:24). 그러므로 마태가 요셉을 의로운 사람으로 언급하는 것을 보면 그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고 여호와를 믿은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사가랴와 엘리사벳을 하나님 앞에 의인으로 평가할 때,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하는 것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 말씀을 따라 행하는 자를 성경에서 의인이라고 하는 것을 알 수 있다(눅 1:5-6). 또한 노아도 하나님께서 자기에 명하신 대로 다 준행했으며(창 6:22; 7:5), 아브라함도 하나님께서 택하신 이유를 여호와의 도를 지켜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려고 부르셨기 때문에(창 18:19) 결국 성경에서 말하는 의인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행하는 자를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요셉이 의로운 사람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믿는 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행하는 자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특히 본문에서는 그의 행동 속에 의로움이 드러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마 1:19).
그를 드러내지 아니하고 가만히 끊고자 하여
그렇다면 어떤 의로움을 말하는가? 그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아내를 처벌받게 할 수 있었다(신 22:23-24). 그런데 그는 그 방법보다 이혼 증서를 써서 조용히 마무리하려 한다(신 24:1). 요셉의 의로움은 율법에 근거한 ‘정죄’보다 ‘긍휼’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요셉은 죄를 허용하지 않지만, 상대방의 수치를 드러내지 않는다(고전 13:5-7). 오히려 감싸주려 한다. 이것이 바로 은혜 입은 자의 모습이다.
예수님은 최후 심판과 관련하여 의인들을 긍휼을 베푼 자들로 평가하신다(마 25:31-46). 또한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시면서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는다면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잘못을 용서받을 수 없다고 하신다(마 6:14-15).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음행 중에 잡힌 여자를 모세의 율법(신 22:22)으로 정죄하려 할 때, 예수님은 더 이상의 죄를 허용하지 않으시지만 정죄하지도 않으신다(요 8:10-11).
위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결국 요셉의 의로움은 죄를 허용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긍휼로 나타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마리아를 지켜 주기 위해 그녀가 공개적으로 처벌받는 길을 택하지 않고 조용히 파혼하려 했다. 우리의 의로움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그것이 긍휼의 모습을 띠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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