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께서 나신 소식’과 ‘그리스도께서 나신 곳’을 모두 알게 된 헤롯은 무엇을 했을까? 곧장 베들레헴으로 가서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려고 신하들을 불러 모았을까? 아니면 박사들을 따라나서면서 빨리 찾아뵙고 경배하려 했을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그리스도를 간절히 기다려왔던 자들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자신이 생존해 왔던 방식으로 이 일을 처리하기 시작한다(마 2:7).
헤롯은 박사들을 가만히 부른다. 서기관들을 통해 알게 된 그리스도께서 나실 곳이 바로 베들레헴이라고 알려주고 싶어서였을까? 그러나 그는 오히려 박사들에게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려 한다(마 2:7).
헤롯은 별이 나타난 때를 알고 싶어 했다. 그래야만 그리스도의 나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자기 생각을 읽지 못하도록 고개를 끄덕이며 관심을 보였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며 거짓말을 한다(마 2:8). 실제로 박사들이 꿈에 헤롯에게 돌아가지 말라 지시하심을 받지 않았더라면 완전히 속을 수도 있는 거짓말이었다.
가서 아기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 찾거든
내게 고하여 나도 가서 그에게 경배하게 하라
헤롯은 별이 나타난 때와 아기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기 원했다. 그리스도를 경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왕위를 빼앗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많은 희생을 치러왔다. 유대인의 왕이 되었지만, 폐위를 당한 적도 있었고, 이방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의 한계 때문에 원하지 않는 결혼도 해야 했으며, 심지어 자신의 왕권을 지키기 위해 가족들을 무참히 살해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그는 지난날 다윗 왕국만큼이나 넓은 영토를 다스리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는 동방 박사들의 질문이 그를 당황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어떻게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생존 본능이 다시 발동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말은 우리가 주인 되었던 인생의 자리에서 내려와 그분을 주인으로 인정하는 자리에 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그렇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모든 것들이 무너질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가 가진 것을 빼앗으러 오시지 않으셨다. 오히려 우리의 방법대로 살아왔던 삶의 방식을 내려놓고 주님의 뜻대로 그곳에 다시 서게 하시기 위해 오신 것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헤롯처럼 주인의 자리를 내려놓지 않으려 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롬 14:17; 고전 6:10).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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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여 빼앗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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